2008. 5. 21. 00:00

잊어선 안되는 것 - 1편 1장. 봄의 실종




봄…


봄이라…

그건 분명 아름다운 말이다.

봄이란 단어는 뭔가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을 가졌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아름답고, 부드럽고, 따스한 봄을 느낄 수 없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은 서기 2025년 4월…

현재 계절은?
당연히 차가운 겨울…


왜 4월이 겨울인지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건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생각나는 것은 2010년부터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 뿐…

서기 2010년 봄과 겨울의 경계가 점점 오묘해 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그 전부터 봄에도 날이 추워진다거나, 더워지는 듯 변동이 심했지만 2010년부터 시작된 경계의 오묘함은 그런 온도 같은 조그만 범위의 변동이 아니였다.

그것은 바로 봄만이 가지고 있던 색상의 실종…

봄에 피어나던 꽃, 새싹 등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봄의 색상이 사라져 버리니, 봄의 온도 역시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고, 봄의 따스한 느낌도, 아름다운 색채도 볼 수 없게 되었다.
2012년에는 봄의 느낌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2015년 공식적으로 봄이라는 계절이 사라지기에 이르렀다.

사람들 마음속에서 봄이란 존재가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순간 이였다.
무엇 때문에 이런 중요한 내용이 단 3년 안에 처리되어 버렸고,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과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세상이 타락하였기 때문인가?


하지만 어머니께서 봄을 잊어버리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봄을 잊지 않고 계셨다.
가끔… 아주 가끔씩 나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봄에 대해 말해주시곤 하셨다.
그 따스하고도 부드러운 기운을…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난 행복했고, 어머니의 무릎에서 잠들 때, 아름다운 꿈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래서 난 다짐했다. 꼭 봄을 보고 말겠다고….

지금 나의 나이는 17세…

내가 봄을 보고 싶어 했을 때는 이미 봄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론적으로라도 봄을 더 알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 보았지만, 어느 곳에도 봄에 관련된 정보는 존재하지 않았다.

글도… 사진도… 그림마저…
마치, 누군가 지워버린 듯…
깨끗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나에겐 가끔 환상이 보인다.

온통 빌딩으로만 되어있는 이곳에, 그린벨트에만 있는 산이 보인다던가 하는….
아버지는 어머니를 닮아 나의 몸이 약해서 그런 것이라며 걱정을 하지만, 나는 어쩐지 그런 환상이 보이는 것이 너무 좋았다.

산의 거대하고도 맑은 느낌이 좋았고, 내가 느끼고 싶어하던 자연들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


삐삐삑, 삐삐삑, 현재 열차가 접근중이오니……

오늘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학교로 가기 위해 걸어가다 철도 건널목에 도착하였다.
평소에는 고속열차가 지나가기 전에 이곳을 지나가지만,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오늘은 조금 늦었던 모양이다.
학교를 가기 위해 바삐 걸어가던 학생들이 모두 걸음을 멈추었고, 열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래서, 있지~ 그 아이가…”
“어쩜… 정말 이해가 안되!”

바로 옆에서 수다 떠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냥 그 아이들의 대화가 재미있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웃음짓게 되었고, 철도근처의 스피커에서는 또다시 기차가 들어온다는 안내가 들려왔다.

삐삐삑, 삐삐삑,

현….재………

열………………차……………....

가………………………..

팟!...


갑자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기차가 접근 중 이라고 안내하던 안내소리가 오래된 테이프가 늘어지듯이 늘어지더니 어느 순간 탁 끊어져 버렸다.

당황한 나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지만, 그 많던 사람들은 일순간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바로 옆에서 이야기 하고 있던 아이들 까지…

나 홀로 남은 적막한 공간…

무서웠다.
그 공간이 두려워 참을 수 없어 질 때쯤, 갑자기 귀를 따갑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땡땡땡땡…. 땡땡땡땡….

어디선가 큰 종소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기 시작하였고, 비어있던 철도 앞에 거대한 막대 같은 차단 막이 내려가고 있었다.

일정한 종소리와 낡은 나무 차단 막이라니…

어디서 들은 적이 있다.

‘그래! 이건 분명 어머니께서 이야기 하셨던 오래된 옛날 철도 건널목의 모습이야…’

지금 나에게 환상이 보이는 모양이다.

‘어머니께서 말하셨던 그 철도의 모습이 이런 것이구나…
낡으면서도 운치 있고, 일정한 종소리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만 같아…’

천천히 지나가는 기차…
분명 고속 열차가 지나가야 정상이지만, 지금은 낡은 기차가 지나간다…
이것이 바로 환상이 가져다 주는 행복…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끔 만들어 주는 기적…

이것이 내가 환상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낡은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만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고 있는 종소리를 감상하기 위해 살며시 두 눈을 감았다.

처음 들었을 때는 크고 따가운 소리라는 생각 이였지만, 지금은 그 어떤 소리보다 아름다웠다.

두 눈을 감고, 종소리에 흠뻑 빠져있던 나는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옴을 느끼고, 살며시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점점 밝아지는 나의 시선 앞에는 일정한 시각으로 반짝이는 철도 안내등과 그 뒤를 조금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낡은 기차…

그리고 분홍빛 꽃잎을 휘날리며 달리는 기차를 감싸 안고 있는 거대한 나무…

‘꽃잎과 나무?’

수 많은 꽃잎을 보유한 그것…
절대 저것은 꽃이 아니다.
그건 분명 거대한 나무였다.

강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휘날리는 꽃잎…
그리고 그 꽃잎에 감싸여 달리고 있는 낡은 기차…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다가, 나의 눈 앞으로 조용하고도 천천히 흔들리며 내려오는 꽃잎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부드러운 꽃잎의 감촉을 두 손으로 느끼었을 때, 일정한 소리로 울려오던 종소리가 끊어졌다.


치이익…..

공기압이 빠지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반투명 철도 차단막…
차단막이 열리자 마자 경주하듯 달려나가는 아이들…

그 뒤엔 거대한 나무도, 아름답게 휘날리던 꽃잎도 없었다.
아름답던 그 환상이 끝나버린 것이다.

그저 자주 있는 환상의 일부분…
그냥 환상이 사라졌을 뿐이라고 나를 다독이며 걸어갔지만 결국 철도를 건너다 말고, 중앙에 서 버렸다.
무언가 너무나도 안타까운 느낌….
너무나도 그리운 느낌…
그런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눈물을 닦기 위해 오른쪽 손을 들었을 때…
나의 손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듯 굳게 주먹 쥐고 있었다.

그리곤 문득 무엇인가가 나의 기억 속에서 무언가가 떠올랐다.
흠칫 놀란 나는 떨리는 왼쪽 손으로 조심스럽게 오른쪽 주먹을 폈다.

하나…
둘….

실제일 리가 없지만, 있었으면 하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그 환상…

셋…
넷…..

조심스럽게 편 나의 왼쪽 손에는….

다섯…

있다!
분명 있었다.
아까 전 환상에서 조용히 흔들리며 나의 손으로 내려오던 분홍빛 꽃잎이…

그래! 환상이 아니야…
그것은 환상이 아니였어!…

나는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그 분홍빛 꽃잎을 꼬옥 쥐었다.
그리곤 살며시 눈을 감았다.
꽃잎의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아까 전의 아름다웠던 환상이 다시 떠오르는 것만 같았다.
잠시 동안 환상 속에서 느끼던 그 기분을 만끽하다 분홍빛 꽃잎을 조심스럽게 교복의 안주머니에 고이 넣어두고, 다시 학교로 향해 걸어갔다..

몸은 가벼웠지만,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는 아름다웠던 환상의 후유증에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 환상에 나왔던 그 거대한 나무는 무엇 이였을까, 무엇이기에 이리 아름다웠던 것일까…

톡톡…. 톡

누군가 어깨를 건드리는 감촉.
나는 갑작스러운 그 감촉에 놀라 뒤를 돌아 보았다.

“루야 웬일이야? 네가 이 시간에 학교를 가다니?”

아주 친한 듯 방긋 웃으며 다가오는 그녀….
나와는 달리 아주 활발해 보이는… 그녀는 우리반의 반장이다.
붙임성도 좋고, 사교성도 뛰어나 우리학교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약하고 소심한 아이들을 잘 챙겨준다.
요즘은 환상에 빠져서 살아가는 나를 위해 이것저것 챙겨주는 착한 아이…
뭐, 행동이 조금 남자 같은 면이 있다는 건 장점일까 단점일까?

“조금… 생각을 하며 걷느라고 발걸음이 늦어버렸나 봐, 반장”

웃는 모습으로 답변하는 나를 뚫어져라 처다 보던 반장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살며시 주먹 진 두 손을 자신의 허리로 가져가며 말했다.

“생각? 하기야, 루야는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는 연약한 병약소녀니깐. 아~ 어쩔 수 없다니깐? 이 불타오르는 보호본능!”
“…….”
“우워! 타올라라 본능이여!”
“….반장?”

학교에서 나의 이미지는 병약소녀이다.
조용하고, 조금 소극적으로 보이면서, 매일 일찍 학교에 나와 책상에 앉아서 수업이 시작될 때 까지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 모두가 보기에는 조금 약해 보였나 보다.

“반장… 뜨거워…”
“핫?”

잠시 정신을 못 차리고 본능(?) 에 불타오르던 반장은 나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양손을 쫙 펴서 박수를 탁 치며 말했다.

“앗차! 뭐해, 뭐해~ 지각하겠다! 빨리 학교로 가보실까요. 하루 공주님?”

반장은 뭐가 그리 급한지 수선을 떨며 나의 뒤로 달려가서 등을 떠밀었고, 그렇게 나는 학교로 올라가는 오르막 길을 편하게 올라가고 있다.

“반장! 좋은아침~”

올라가는 도중에도 반장을 아는 여러 아이들이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어 왔고, 반장은 나의 뒤에서 내 손을 잡고 대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 등 장난을 하며 학교를 향해 나아갔다.
반장의 장난감 인형 취급을 받고 있는 상황 이였지만 많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런 활기찬 기분도 오랜만 인 것 같다.
내가 평소 등교하는 새벽에는 아무도 없는 조용한 등교 길이였으니…

“앗차!”
“응?”

반장은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렸다는 듯이 양손을 쫙 펴서 박수를 탁 치며 외쳤다

“우유를 안샀어!”
“…….”
“미안! 하루야, 먼저 가고 있어. 슈퍼에서 우유를 사서 바로 따라갈테니깐!”
“으…응…”

그녀는 옆쪽에 있는 조그만 슈퍼로 우유를 사기 위해 달려갔고, 나는 갑작스러운 반장의 행동에 당황하여 잠시 멍해졌다.

반장이 교실에서 우유를 먹는 것은 자주 목격 되었지만, 이 정도로 집착할 줄이야….

‘음… 반장은 우유를 무척 좋아 하는구나…’

나는 그냥 그렇게 결론지어 버리고 홀로 교문을 향해 걸어갔다.
이제 교문까지 얼마 남지도 않은 거리… 반장이 밀어준 덕에 오늘은 무척이나 쉽게 이 언덕길을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냥 반장의 행동이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왔다.
웃음을 가리기 위해 오른손을 입의 위치까지 올렸을 때!
갑자기 가슴속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뭐지… 뭐지 이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나는 오른쪽 손을 급히 내려, 크게 요동침이 느껴지는 가슴에 가까이 올렸다.
심장이 위치한 그 곳에는 뭔가 발열하는 물체가 있었고, 그 물체는 나의 손이 닫자 강렬한 빛을 발산하기 시작하였다.

발열하여 뜨거워진 그 물체가 무엇인지 보기 위해 가슴 쪽을 처다 보고 있던 나는 갑작스러운 빛에 너무 눈이 부셔서 급히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도 함께 감아버렸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은 지 어느 정도 지났을까? 내가 조심스럽게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빛이 사라지고 가슴의 두근거림도 멈추었다.
아까 전 발열하던 물체 역시 뜨거움은 사라지고 약간의 따스함만 남아있었다.

반쯤 떠진 나의 눈앞에 맨 처음 보인 것은 나에게 달려오고 있는 반장의 모습 이였다.
그녀는 양손에 500ml짜리 흰색 우유를 들고 황급히 뛰어오고 있었다.
상당히 놀란 얼굴로 나에게 뛰어오던 반장은 들고 있던 우유를 자신의 옆에 고이 두고, 얼굴을 가리다가 이젠 내려오고 있는 나의 두 손을 꼬옥 쥐면서 물어왔다.

“하루야! 갑자기 왜 그래? 어디 아픈거야?”

자신의 일처럼 너무 걱정해주는 반장이 고마웠다.
라고 생각하려 했지만, 나의 눈엔 반장이 고이 모셔둔 우유만이 보였다.

“아…괜찮아, 반장… 잠시 현기증이 나서…”

반장은 한참을 걱정스러운 눈빛 나의 몸 이곳 저곳을 살피다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역시 병약소녀야! 날 실망시키지 않는걸? 자! 지각하면 안되니깐 이젠 교문으로 가볼까?”

그녀는 고이 모셔둔 우유를 자신의 가방 속에 담고, 나의 손을 잡아 끌며 교문으로 다가갔고, 나는 그 손에 이끌려 고개를 들고 반장과 우유와 함께 교문을 향해 다가갔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일일까….

반장의 손에 이끌려 고개를 들었을 때…
내 눈앞에 펼쳐진 교문은 내가 지금까지 봐 왔던 그 교문이 아니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교문은 아까 전 환상에서 보았던 분홍 꽃잎을 가진 거대한 나무가 잔뜩 서 있고, 그 나무들이 무수히 많은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띄어 날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 가는 그런 모습 이였다.
눈을 땔 수가 없을 정도의 화려함…
그리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따스함…

“루야? 왜 그래?”

나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춰지자, 반장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고, 나는 방긋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아…아니야, 가자! 저곳으로”
“응?.... 아! 응, 빨리 가자! 우리 조금만 더 있으면 지각이야!”

반장은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그 분홍 꽃잎이 휘날리는 교문을 향해 날 인도하였다.
휘날리며 사뿐히 떨어지는 분홍빛 꽃잎 사이를 지나, 우리는 밝은 빛으로 가득 찬 교문 안으로 서서히 들어가고 있었다.

두 소녀의 모습은 분홍빛의 교문 사이로 사라졌고, 소녀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교문에 가득하던 거대한 나무도, 흩날리던 분홍빛 꽃잎도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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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따윈 없는겁니다 ;D
바로 1편부터 고고씽 'ㅅ'

2008. 5. 19. 00:00

[차원상점 25시] 1차원 - 이력서와 시간수당

소년의 인생 19년째 되던 그날 밤의 달빛은 유난히도 소년을 향하여 밝게 비추었고, 잠시 구름으로 가려진 달빛을 시기하듯 소년의 주위를 어느덧 둘러싸고 있는 어둠의 깊이 또한 알 수 없이 깊어만 갔다.

다시 구름이 걷히고 밝게 비추어 오는 달빛과 함께 드러나는 신비로운 초록의 상쾌한 느낌의 아담한 공간 마치 처음만은 아닌 것 같은 착각마저 들만큼 편안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어둠속에 잠겨 있는 슬픔과 아픔을 부드럽게 감싸듯 은은하게 비추어 오는 축복의 빛과 따스하고 부드럽게 풍겨오는 향긋한 향이 소년의 복잡했던 마음속 까지도 편안하게 해주었다.

항상 편히 지내오던 집처럼 이곳은 단하나의 거부감조차 들지 않았다.

무엇을 따라서 어떻게 이곳에 도착하게 되었는지도 잊어버리고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볼 만큼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몽롱해질 만큼 편안한 기분에 매료되어 소년은 빠져나오질 못하였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마음의 진정과 충분한 감탄과 감상을 마치고서야 자신이 처해 있는 엄청난 상황을 소년은 알아차린 듯 했다.

당황한 소년의 모습에 조금전 까지 느꼈던 편안함과 여유란 더이상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진정하지 못하고 당황하며 길을 찾아 해매이는 모습은 마치 길을 잃고 불안에 떨며 금방이라고 울음을 터트릴 것 만같은 어린아이의  표정 같았다.

소년의 발걸음이 이리저리 분주해 질수록 조용하고 아늑했던 분위기의 공간은 점점 더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무언가 찾아 해매던 소년은 지쳐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부드럽고 푹신한 느낌의 쇼파가 불안하고 진정 할수 없던 소년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

아니.. 그 이전에 이곳에 쇼파가 있었던가? 소년은 또 다른 묘한 기분에 자신이 둘러보았던 주변을 차근차근 생각해 가며 더듬어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피곤에 지쳐 쓰러져 당황스런 상황들을 더듬어 보던 중 처음 이곳에 들어오면서 맡았던 부드럽고 달콤했던 기분 좋은 향이 근처 어디선가 슬며시 풍겨 온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소년은 자신이 드러누워 있던 쇼파 밑에 무언가 버둥 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히 일어섰다.

일어선 그 곳에는 정체를 알 수없는 생명체가 숨이 참기 버거웠는지 자신의 숨을 고르며 일어선 동시에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 내는 시늉을 하였다.

작은 몸집에 검은빛의 양쪽으로 갈라 묶은 머리 연분홍색의 잠옷은 누가보더라도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나 수면을 방해 받은 전형적인 가려린 소녀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 볼수 있었다.

소녀는 그런 상황 에서도 조금은 잠에서 덜 깨었는지 졸려오는 눈을 부비며 넋을 잃은마냥 멍하니 자신앞에 서있는 소년에게 천천히 말을 걸어 왔다.


그 한마디가 처음으로 그녀가 나에게 건낸 첫인사 였다.



“뭐냐..? 이력서는 들고왔냐 시간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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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새로 써놓았던 내용이라 스토리 전개도

아주 짧고 미흡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다시한번 수정작업을 거쳐 19일

아침 일찍이 학교 동아리방 문을 따다가 수정 했습니다. ;;

첫 스타팅을 알리는 글이 저의 소설이라는 것에

부담도 조금은 느꼈지만 언제나 지금의 이 마음처럼

항상 조금씩이나마 앞으로 나아가 성과를 보이는

건필하는 시나리오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

앞으로도 자그마한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