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클로버, 그 속에 담긴 염원

“여봐라 듣고 있는 겐가 자네..?”

“그럼요 당연히 경청하고 있습죠 아하하..”

“자 그럼 어디 자네의 경력을 한번 들어 보세나”

뭐야 이제 와서 경력을 물어 봐야 뭘 말해야 하는 건지 전혀 알수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애당초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있으니 참 의문만 가지게 만드는 질문들을 하고 있다. 기왕 이렇게 된거 그냥 어서 몇 마디하고 이런 곳에서 당장에 뛰쳐나가고 싶다.

더 이상 있었다가는 정신 건강에 무리가 와서 정말이지 인생 살아가기 힘든 상황이 되 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래 말도 않되는 그런 말들로 치장하여 이 꼬맹이 녀석을 홀리게 한 다음 기회를 노려 도주하는 거다.

“저는 집사 경력이 어느 정도 약소하게나마 있습니다만..”

“오호.. 그래? 자네가 그럼 나의 보좌를 하면 되겠네 승인!”

응? 뭐? 지금 장난? 뭐 이력서는 커녕 질문 한마디와 나의 거짓말 한마디에 승인? 뭐 이렇게 허무한 면접이 다 있어 아니 그러고 보면 언제부터 면접을 했다고 그러는 거야 이게 무슨 면접이라는 거야 인정 못해 아니 인정 하고 싶지 않아 도주해 버릴 거라고 날 이 이상한 곳에서 내보내 달라고 정말 미치겠다.

“자네 혹시 지금 그 표정 불만이 아주 가득해 보이는대 괜찮은 겐가?”

“아하하.. 그럽습죠 아주 멀쩡하니 괜찮습니다.”

“어흠.. 그래 그렇다면 아주 다행이고 혹여나 그렇다 하면..”

“하면..?”

“뭐 아주 그냥 보내진 않고.. 아까의 딱 3배 만큼만..”

“목숨을 다하여 소인 공주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아..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어 버린 건지 정말 이제 더 이상 알수가 없다. 아니 이제 더 이상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지금 상황에선 그저 그냥 물 흐르듯 지금의 상황에 흘러가면 되는 법 이렇게 차분하게 흐름을 타다 보면 어느새 제정신으로 돌아와 있다거나 현실의 세계로 다시 넘어 온다거나 그러한.. 영화 같은.. 상황이.. 않일어 나는 구나 정말이지 좌절이다. 이건 실제 상황이다.

지금 난 어떤 이상한 꼬꼬마 에게 강금 당하여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다는 것인가? 이런 충격적인 사실이 아 정말 더 이상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정말 난감하다. 아니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적날한 표현일 것이다.

--------------------------------잊어선 안되는 것 제 2편 1장--------------------------------



하얗다.

세상이 하얗게 물들어서 이곳에서 부드럽게 휘날리고 있었다.
떨어지는 벚꽃 잎에 물들어 바람과 더불어 함께 춤추며, 하늘 끝을 향해서 날아가는 헬륨풍선처럼 위태롭게 흩날리고 있다. 마치 다시는 춤을 출수 없는 불나방의 불꽃 속 마지막 공연처럼……

화려하고 즐거워 보이지만 위태로운 그 공연의 한가운데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머리에 붉고 커다란 리본을 달고 팔랑 이며 무릎까지 덥혀 있는 하얀색 드레스 치마……
얌전해 보이기만 하는 그녀는 자신이 가진 힘을 다하여 어디론가로 필사적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 아이는 어디를 그렇게 열심히 달려가는 것인가……

그녀가 달려간 곳은 이제 막 입학식이 끝난 한 학교의 교문.
그저 평범해 보이는 그 학교의 교문 안에는 커다란 벚꽃나무 한 그루가 우두커니 서 있었고, 그 나무는 마치 입학식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님을 향해 축하한다는 듯이 수많은 꽃잎을 바람에 날려 뿌리고 있었다.

소녀는 벚꽃이 떨어지는 그 교문 앞에서 모든 힘을 다 써버린 듯 한참 동안 숨을 고르다가 즐거운 듯 웃고 있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오는 그들의 부모들을 발견하고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말하였다.

“도와주세요…… 봄이 사라지고 있어요”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녀……
그녀의 주위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아무도 그녀의 외침의 내용에 대해서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저 동물원에 놀러 온 가족들처럼 서로 손을 잡고 그녀를 관찰하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여기저기를 돌며 사람들을 처다 보던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였고, 결국엔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기 시작하였다.
그런 소녀가 안쓰러웠는지, 그녀의 주위에 있던 한 아이의 어머니가 다가와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독였다.

“걱정 말거라. 계절이 사라질 일은 없으니깐, 내년에도 벚꽃이 활짝 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요즘같이 날씨와 온도가 이상하다고 해도 분명 모두들 봄이 온 거라고 느끼게 될 테니까…… 그나저나 너희 엄마는 어디에 있니? ”

머리를 쓰다듬던 그 아주머니의 조용하고도 차분한 목소리에 조금은 진정한 듯 보였던 소녀는 엄마가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갑자기 고개를 흔들며, 아주머니의 손을 거부하고는 그렁그렁 거리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 싸고 있는 많은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에게 외쳤다.

“아니야! 틀려! 분명 없어진다고 했으니깐!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면 이젠 돌아올 수 없다고 했으니깐……”

소녀의 거부로 인하여,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멈춘 아주머니는 옆에서 어서 가자고 보채는 자신의 아들로 인하여, 그 소녀를 떠나가게 되었고, 그것이 시작점이 되어, 그녀의 곁을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인파가 모래사장 위를 휩쓸고 올라와서는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고 마는 파도처럼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기 시작하였다.

다급해진 얼굴로 발을 동동 구르던 소녀의 글썽거리던 눈에서 결국 눈물이 쏟아져 흘러내렸다.
소녀는 너무나도 다급했기에, 눈물을 훔칠 새도 없이 이제는 자신의 시선에서 사라져 가는 그들에게 온 힘을 다하여 계속해서 외쳤다.

“정말이야! 거짓말이 아니야! 봄이 사라고 있다구!”

그녀는 무척이나 필사적 이였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도, 귀 기울이지도 않았다.
그저 귀여운 꼬마아이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주목 받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라 생각하고 넘겼을 것이 분명했다.


모두들 가버린 이곳……
이제는 아무도 그녀의 곁에 없었다.
벚꽃이 떨어지는 학교의 그 넒은 교문에서 소녀만이 혼자 남아 주저 앉아 울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을 울었다.
아무도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기에, 자신의 미약한 힘으로는 사라져 가는 봄을 도와줄 수 없었기에……

그래서 그녀는 슬펐다.
이제 다시는 봄을 볼 수 없다는 불길한 생각만이 그녀의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계속해서 흘러내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옷소매로 훔치며 그녀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기억할 테니깐…… 절대로 기억할 테니깐!”

소녀는 자신에게 남아있는 모든 힘을 모아서 주저 앉았던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교문 앞에 서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조용히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거대한 벚꽃나무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끈임 없이 흐르는 눈물 때문에 눈앞이 흐려져 보이진 않았지만, 웅장하면서 부드럽고 환한 그 나무의 기운만으로도 충분히 어디에 그 나무가 있는지를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아무런 미동 없이 조용히 모두가 떠나버린 뒤 홀로 남은 소녀의 모습만을 바라보던 그 벚꽃나무는 아까 전 보다 더욱 많은 벚꽃을 바람에 날려보내어 소녀를 감싸 안았다.

부드러운 벚꽃의 촉감과 향기로운 향기……
그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뭉쳐 소녀의 가녀린 마음을 안아 진정시켜 주었고, 소녀는 나무에 가까이다가 올수록 한결 진정된 표정으로 돌아왔다.
나무의 바로 밑에 도착하였을 때는 한없이 흘러서 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눈물마저도 멎어 있었다.

소녀는 천천히 나무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높은 나무의 꼭대기를 향해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도 나는 반드시 기억할 테니까…… 약속할게…… 그러니 반드시 돌아와야 돼!”

소녀와 나무가 만난 그 다음날 전국적으로 큰 비가 내렸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큰 비……
그 비는 생각보다 빠르게 하루 만에 멈추었고, 소녀가 벚꽃나무를 찾았을 때, 이미 벚꽃은 모두 떨어진 뒤였다.
나무에는 파릇파릇한 새싹이 나기 시작하였고, 곧 무성한 이파리를 자랑하였다.
그렇게 여름이 오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그리고 다음해……
봄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마저 점점 봄이 사라져 버리고, 환하게 나를 비추어 오던 봄의 밝은 기분이 사라져 가면서 주위가 마치 먹물이 한지에 떨어져 번져가 듯이 어둠에 묻혀가기 시작하였다.

하루야……

홀로 남아 오지 않는 봄을 기다리던 중 어디선가 어떤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운 듯도 하고, 친근하기도 한 그 목소리는 홀로 서 있는 소녀를 찾고 있었다.

하루야……

모두가 검게 물들어서 이젠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 이 스테이지에 그녀의 목소리만이 흘러나왔다.

“하루야!”

내가 눈을 떴을 때 눈 앞에 보인 것은 반장의 얼굴 이였다.
그녀가 자고 있던 나를 흔들어 깨운 것이다.

“잘자고 있는데 왜 깨웠어? 무슨 일 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 자면서 눈물이 흐르길래 악몽을 꾸나 싶어서 깨웠어~”

반장은 시력도 좋으셔라……
엎드려서 자고 있는 내가 잠결에 흘린 눈물까지도 어떻게 눈치를 채고 있는 건지,
그때, 갑자기 머리 속을 번뜩 지나가는 소름 끼치는 생각에 몸을 흠칫하며 반장에서 물었다.

“혹시 내가 자고 있을 때 계속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반장은 나를 빤히 처다 보다가 자신의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리고 고개를 45도 각도로 살짝 흔들면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훗~ 빙고!”

두려웠다.
다른 사람은 반장이 귀엽다거나 예쁘다 거나 애교 있다 거나 하는 대사를 던졌을 지 모르지만 나는 그 속에 숨겨진 반장의 왼쪽 입 꼬리만 살며시 올라간 사악한 표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반장의 저런 모습만 보면 예전에 노진에게 말했던 대사인 ‘내 것에 손대지마’ 가 떠올라서, 두려워 졌다.
난 반장 것이 아니야! 마음속으로 절대진리에 대해 다짐하고 있던 나에게 반장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나의 눈을 똑바로 처다 보며 말했다.

“흘러 내리려 하는 그 눈물 내가 먹어도 돼?”
“절대 안되!”

난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반격한 뒤, 황급히 눈에 맺혀있는 눈물을 닦아 버렸다.

“내 눈물은 우유가 아니라구!”

반장은 시시때때로 나의 허점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서 무서워 졌다.
자고 일어나서 정신이 멍해 졌을 때를 노리다니……
이건 분명 계획되어 있던 치밀한 범행임에 틀림 없었다.
반장은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책상에 푹 퍼져 버렸다.

“아우……더워……”

퍼져버린 반장은 그늘진 책상의 차가운 기운을 얼굴 전체로 받아들이듯 문질 거리기 시작하였다.
하기야, 지금은 초여름 같이 더운 날씨……
이제 겨울도 끝날 때가 되었나 보다.

겨울의 차가운 날씨와, 여름의 더운 날씨가 공존하는 5월……

시베리아 에서 불어오는 찬 대륙성 고기압과 북태평양 기단의 충돌로 인해, 대륙성 고기압이 한반도를 장악할 때는 겨울의 차가운 날씨가……
북태평양 기단이 밀고 올라오면 무더운 여름의 날씨가 되기 때문에 5월을 겨울과 여름의 전쟁이라 부르고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여름의 날씨였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언제 날씨가 더워질지, 추워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5월 한달 간은 학교교복이 동복과 하복 모두 허용 된다.
특히 요즘같이 기상청의 날씨와 온도예보가 빗나가는 날이 많아지면 가방 속에 항상 여벌의 하복이나 동복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아침부터 무척이나 더웠다가도, 흐려지는 날씨와 함께 또다시 추운 겨울의 날씨가 와버리면 동복이 준비 안되어 있을 경우 겨울에 반팔의 얇은 교복을 입은 고통을 체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장은 책상에 있는 차가운 열기를 다 흡수해 버렸는지, 책상과 결합되어 버린 얼굴을 들고, 덥다고 투덜거리며 자신의 가방 속에서 중간크기의 우유를 꺼내어 마시기 시작하였다.

“캬! 역시 더울 때는 시원한 우유를 먹어줘야 하는 거야~”

반장이 더울 때 우유를 많이 마신다고 하는 발언에 대해서 나는 인정 할 수 없다.
겨울에도 여름에 먹는 만큼 먹는 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반장의 대사에 대해 신빙성을 두진 않는다.
그냥 어른들이 맥주를 먹고, 아무 맛도 못 느끼면서 ‘캬~ 이 맛에 산다니까?’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꺼라 생각한다.

반장은 그새 우유를 다 먹어버리고, 우유팩을 고이 접기 시작하였다.
반으로…… 그리고 또 반으로……
계속해서 우유팩을 접어나가던 반장은 우유팩의 두께가 넓이와 일치할 때쯤이 되자 조그만 골프 공 만한 크기의 우유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저 멍하니 반장의 행동을 주목 하고 있던 나는 반장이 일어섬과 동시에 저절로 맨 뒷자리에 있을 부반장 영환 쪽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날씨가 따뜻해서 인가? 그는 엎드려 졸고 있었다.
현재 밖의 뜨거운 날씨와 그늘진 곳에 위치한 부반장 자리의 지리적 요소로 인해 따끈따끈 하게 적절한 온도로 잠을 유발하는 그 오묘한 기운이 부반장 영환을 지옥으로 몰고 가는구나……

부반장 에게 애도를……

나는 1.45초 기도한 것으로 부반장에게 대한 예의를 마치고,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려 창가 쪽을 처다 보았다.
그곳에는 노진이 있었다.
햇빛이 온 자리를 뒤덮는 위치의 자리였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그는 조용히 조금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밖의 경치를 즐기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오니, 햇볕도 그리 뜨겁지만은 않은 모양인 거 같았다.
나는 노진의 그런 모습을 볼 때 마다 가슴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기운이 솟아 오르기 시작함을 느끼게 된다.

내자리……
내 파라다이스를 빼앗아간 악마……

나의 강력한 눈빛에 차가운 살기를 담아 노진을 노려보기 시작하자, 노진은 나의 강력한 살기를 직감 하였는지, 경치를 즐기던 시선을 때고 나를 처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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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돌아온 꼬빌입니다 'ㅅ')/
저번주는 잊어선 안되는 것 BGM으로 때울려 했었는데, 아직 완성이 덜됬다는 군요 OTL...

저번 연재를 기점으로 1편은 종료되고, 오늘부터는 2편에 들어갑니다.

1권에 1,2,3,4편으로 구성 될 예정이며 책이 출판되게 된다면 총 4권의 분량이 될 것 같습니다.

잊어선 안되는 것 1권 - 여름
잊어선 안되는 것 2권 - 가을
잊어선 안되는 것 3권 - 겨울
잊어선 안되는 것 4권 - (이곳은 아직 미정^^ 봄이 돌아오면 봄이 되겠고, 아니면 다른부분이겠죠?)

아무튼 성실 연제 하겠습니다 +_+